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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한반도와 동아시아에는 그의 과거 정책 기조와 현재의 세계 정세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됩니다.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적 외교’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1.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1) 대북 정책의 불확실성 및 고위급 담판 가능성:

  • 하노이 회담 재연 가능성: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며, 한반도 비핵화보다는 “빅 딜(Big Deal)”을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무 협상보다는 정상 간의 고위급 담판 시도를 재개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 ‘코리아 패싱’ 우려: 한국의 입장이 배제된 채 북미 간 직접적인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한국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 북한의 도발 및 핵 능력 강화: 트럼프 1기 행정부 초기와 같이 북한이 트럼프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북미 간 의미 있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북한은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CSIS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2기 100일 동안 북한은 이미 5차례의 미사일 시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1
  • 대북 제재 이행의 약화: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제재 이행에 있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 체제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심화될수록 제재의 실효성은 더욱 줄어들 수 있습니다.

2) 한미 동맹의 변화와 방위비 분담 압박:

  • 거래적 동맹 강화: 트럼프는 동맹 관계를 비용-효율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거래적 동맹’ 기조를 강화할 것입니다. 이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주한미군 주둔의 정당성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습니다.
  • 연합 훈련 축소 가능성: 트럼프는 과거에도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비용 문제를 제기하며 축소 또는 중단을 언급한 바 있어, 유사한 요구가 재연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연합 방위 태세에 영향을 미 미칠 수 있습니다.
  • 동맹의 근간에 대한 의문 제기: 트럼프가 NATO 등 다른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한미 동맹에도 투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이는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론 등 안보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수도 있습니다.

3) 경제적 영향 (무역 갈등):

  • 추가 관세 부과 우려: 트럼프는 광범위한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 부과를 공약해왔으며, 특히 대미 무역 흑자가 큰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 공급망 재편 압력: 미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속에서 더 명확한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이러한 압박이 커질 것입니다.

2. 동아시아에 미치는 영향

1) 미중 경쟁의 새로운 국면:

  • 관세 전쟁 심화: 트럼프는 대중국 강경 노선을 유지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최대 60%) 부과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 대만 문제: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정책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처럼 대만 방어를 명시적으로 공약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시진핑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를 통해 대화 채널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역내 안보 블록화 가속화: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협력, 쿼드(Quad) 등 기존 안보 협력체를 더욱 강화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소다자 협력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며 역내 대결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2) 역내 동맹 관계의 재정의:

  • 동맹국들의 부담 증대: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방위비 분담 및 역할 확대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각국의 국방 예산 및 안보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아세안(ASEAN) 국가들의 딜레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겠지만, 양국 갈등 심화는 이들 국가에게도 선택의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ASEAN과 같은 지역 다자 기구보다는 개별 국가와의 양자 관계에 중점을 둘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예측 불가능성을 높이고, 기존의 외교-안보 패러다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한 유연하고 실용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